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오는 11월에 나온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4-1부는 김 센터장 등의 선고기일을 11월 20일 오전 10시 20분으로 지정했다. 김 센터장 등은 2023년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센터장이 2023년 2월 16일과 17일, 27일 사흘간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함께 공모해 약 1천100억 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 매수와 물량 소진 등의 수법으로 300회 이상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심은 김 센터장과 배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카카오가 한 대규모 장내매수 행위가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봤다. 또 검찰 주장과 달리 당시 카카오 측에 SM 경영권 인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카카오 투자테이블에서 은밀한 경영권 인수가 정해지거나 공개매수 저지 논의 및 시세조종 공모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과 같은 구형량이다. 검찰은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매수를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1심 판단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공개매수 저지를 위해 대규모 장내 매수를 통한 시세조종 범행에 이르렀고 이를 뒷받침하는 다수의 객관적 증거가 존재한다'며 '원심은 범죄사실에 부합하는 여러 명백한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올해 6월 2심 첫 공판에서 김 센터장이 '평화적으로 가져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를 공개했다. 검찰은 김 창업자의 지시로 피고인들이 하이브와 겉으로 싸우지 않으면서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인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센터장 측은 1심의 무죄 판단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이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나타냈고, 당시 SM엔터 주식 매수가 시세조종 의도가 아닌 지분 확보를 위한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11월 선고가 1심의 무죄를 뒤집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