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지난달 23일 서울고법 형사4-1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구형량은 1심과 같은 수준으로, 자본시장법 위반 최고 형량이다.

김 센터장은 2023년 2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주가를 설정·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센터장이 같은 해 2월 16일과 17일, 27일 등 사흘간 약 1100억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매수·물량소진 수법으로 300회 이상 시세조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김 센터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사실상 유일한 핵심 증거로 제시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에 대해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수사기관 의도에 부합하는 진술을 함으로써 수사 대상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며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상식에 모순되며 허위진술을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고가 매수 주문과 물량 소진 주문을 모두 살펴봐도 시세조종성 주문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1심이 주가 부양 목적의 입장문과 시세조종 역할 분담 관련 메시지 등 주요 증거를 누락한 채 판단했다며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주장하고 있다. 함께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는 징역 12년,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는 징역 9년,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에게는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카카오 측은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원심 주장을 되풀이할 뿐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원심의 무죄 판결 유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