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주가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항소했고, 법원은 2026년 10월 중 선고할 예정이다.

사안은 2023년 2월 SM 경영권 인수전에서 비롯됐다. SM 창업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 지분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하이브는 주당 12만 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그러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 주식을 대규모로 장내 매수했고, 결국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철회하고 카카오는 SM의 최대주주가 됐다.

검찰은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등이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유지시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센터장이 내부 회의에서 SM을 평화롭게 인수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시세조종 지시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5년 10월 1심 재판부는 김 센터장을 비롯한 주요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 매수로 SM 주가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곧바로 시세조종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려는 경영상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시세조종 목적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1심 판결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항소했다. 2026년 9월 23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는 징역 12년,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는 징역 9년을 구형했다. 1심 때와 같은 구형량이다.

항소심의 핵심 쟁점은 SM 인수전 당시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 매수가 정상적인 경영권 경쟁 과정에서 이뤄진 투자였는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무산시키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시세조종 행위였는지다. 검찰은 카카오 관계자들의 연락 내용과 자금 투입 과정을 근거로 시세 고정 목적과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는 입장인 반면, 김 센터장 측은 공개매수 저지라는 경영상 판단과 불법적인 시세조종 목적은 구분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10월 중 선고될 항소심 결과가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