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4사가 유류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2026년 10월 국정감사에 4사 경영진이 출석해 추궁을 받았다. 검찰은 두 회사의 담합 거래 규모를 14조 2000억 원으로, 따라 올리기를 포함한 전체 경쟁 제한 규모를 26조 원대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6년 7월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4개 정유사 법인과 일부 임직원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8월 20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수사의 발단은 중동 전쟁 본격화 이후 국내 유가가 폭등한 것이었다.
검찰이 파악한 혐의 내용은 구체적이다.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는 2024년 7월부터 2025년 2월까지 가격 정보를 교환했고, 2025년 3월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자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인상하기로 담합했다는 것이다. 양사 팀장급 직원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가격 정보를 주고받고 30~40원 수준의 가격 차이까지 사전에 협의한 정황이 공소장에 담겼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직접 담합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가격 흐름을 따라 올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다만 따라하기는 공정거래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기소 범위에서 제외됐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 내용도 공개됐다. 가격을 따라 올리는 과정에서 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라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검찰은 직접 담합 규모를 14조 2000억 원으로, 의식적 병행 행위를 포함한 전체 경쟁 제한 규모를 26조 원대로 산정했다.
10월 12일 국회 정무위 공정위 국정감사에는 김종화 SK에너지 대표,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 등 4사 경영진이 출석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 공소장을 제시하며 담합 금액이 10조 원을 넘는데 팀장급 직원들이 윗선 보고 없이 스스로 결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경영진의 사전 인지 여부를 추궁했다. 김종화 대표는 죄송스럽게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공정위 심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고, 송명준 대표도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두 대표 모두 담합 사실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공정위는 10월 7일 해당 사건의 심사보고서를 송부했으며, 향후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론을 낼 예정이다. 공정위가 파악한 담합 혐의 기간은 2022년 2월부터로 검찰보다 넓고, 관련 매출 규모도 약 44조 원에 달한다. 재판과 심의가 동시에 진행 중인 만큼 담합 여부와 경영진의 관여 범위가 최종적으로 어디까지 인정될지가 최대 쟁점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