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과 영동식품이 '곰표' 상표권을 놓고 벌인 소송에서 법원이 대한제분 손을 들어줬다. 수십 년 이어진 곰표 상표 분쟁에 특허법원이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특허법원 특허5부는 지난 9월 15일 문재길 영동식품 대표이사가 특허심판원의 등록취소 심결에 불복해 대한제분을 상대로 낸 소송 4건에서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실관계를 보면 대한제분은 1955년 '곰표' 상표를 등록하고 밀가루 제품에 사용해 왔다. 2018년 3월경부터는 맥주·팝콘·나초 등으로 곰표 브랜드 제품군을 넓혔고, 제품 포장지와 광고에 노란색 띠와 초록색 바탕에 흰 글씨, 웃으며 음식을 먹는 곰 캐릭터를 배치하는 디자인을 활용했다. 영동식품도 1983년 곰표 상표 등록을 하고 국수 등 자사 제품에 써왔다. 2022년 11월부터는 만두·브리또·또띠아 등을 만드는 업체들과 상표 사용 계약을 맺어 제품을 생산해 왔다.
대한제분은 2024년 4월 영동식품과 계약한 업체들이 대한제분의 곰표 상표와 유사한 디자인을 쓰면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며 특허심판원에 영동식품 측 상표 등록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이 2025년 11월 대한제분 측의 청구를 받아들이자 영동식품 측이 특허법원에 소송을 낸 것이다.
특허법원 재판부는 영동식품의 상표 등록을 취소한 특허심판원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영동식품과 계약을 맺은 식품업체들이 사용한 상표는 곰이 한 팔로 상품을 껴안고 다른 팔로 음식을 먹으며 미소 짓는 모습, 흰색·초록색·노란색의 색상 구성, '곰표' 글씨체 등이 대한제분의 곰표 상표와 유사하다고 봤다. 소비자들에게 노란색과 초록색의 배합, 곰 그림을 활용한 곰표 디자인은 대한제분의 상품 표지로 널리 인식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두 업체의 제품을 혼동하지 않도록 영동식품 측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고, 대한제분이 문제를 제기한 뒤에도 영동식품은 업체들에 상표 사용을 중단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