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2년을 맞은 가운데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9월 28일 입장문을 내고 "최윤범 이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고려아연 지배구조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2024년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한 이후 제기해 온 투자 의사결정과 이사회 감독 기능 문제 등이 각종 조사와 수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이 주장한 최 회장 퇴진 사유는 원아시아 펀드를 통한 사익편취 의혹, SM엔터 시세조종 혐의 연루 의혹, 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경영권 방어 과정 속 재무적 손실 등이다.
특히 고려아연 자금으로 조성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가 아크미디어와 하이헷, 슬링샷 등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690억원을 투자한 점을 다시 문제 삼았다. 증권선물위원회가 특수관계인 거래 공시 누락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을 이유로 제재를 의결한 사실도 언급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하바나1호 펀드 자금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혐의 사건에 사용됐다는 점도 재차 거론했다.
미국 전자폐기물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와 관련해서도 투자 규모와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았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설립 초기 단계였던 이그니오홀딩스에 약 5800억원을 투자했다며 당시 실사와 이사회 감독이 적절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무구조 악화 문제도 제기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해 2조원 이상을 차입하면서 별도 기준 차입금이 2023년 말 3876억원에서 2024년 말 3조9966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이자비용도 2023년 256억원에서 2025년 1531억원으로 늘었다고 주장했다. 연결 기준 외부차입금이 2023년 말 약 8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약 7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며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과정이 고려아연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줬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입장문에서 지난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확인된 주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책임 있는 경영과 미래 성장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이사회 의장에 독립이사를 선임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이사회 평가를 도입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차전지 소재·자원순환·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미국 핵심광물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공방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사 8명과 감사위원 1명 등 9명의 임기가 한꺼번에 만료돼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