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서울고법 형사4-1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는 징역 12년과 벌금 5억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에는 각각 벌금 5억원이 구형됐다. 모두 1심과 동일한 구형량이다.

김 센터장 등은 2023년 2월 카카오의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엔터 주식을 대량 매수해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카카오 측이 사흘간 약 1100억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 매수와 물량 소진 등의 수법으로 300회 이상 시세조종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올해 6월 2심 첫 공판에서 김 센터장이 '평화적으로 가져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김 센터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매수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시세조종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공개매수 저지나 시세조종을 위한 공모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핵심 증인이었던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 신빙성도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원심은 범죄사실에 부합하는 여러 명백한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않았다"며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무죄 판결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센터장 측은 SM엔터 주식 매수가 시세조종 의도가 아닌 지분 확보를 위한 장내매수였다며 1심의 무죄 판단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고법은 선고기일을 11월 20일 오전 10시 20분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