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현대모비스 지분 0.33%만을 보유한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개정 상법 시행으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주주의 동의를 얻는 일이 한층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를, 현대차가 기아를, 기아가 다시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경영을 주도하고 있지만 핵심 회사에 대한 직접 지분율은 낮은 편이다.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7%대가 향후 상속이나 증여로 넘어오면 정 회장의 지배력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수조원대로 평가되는 지분을 이전하는 과정에서는 막대한 세금 부담이 뒤따른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약 20%와 개인 투자로 확보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승계 재원으로 거론된다. 기업가치가 오르면 일부를 매각하거나 주식 교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지만, 그룹이 공식화한 계획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 분할과 현대글로비스 합병을 결합한 개편안을 내놨다가 국내외 주주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경험이 있다. 개정 상법 아래에서는 합병과 분할 같은 거래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이전보다 더 설득력 있게 입증해야 한다.
결국 지배구조 개편의 성패는 총수의 보유 지분이나 자금 동원력보다 국민연금과 해외 기관투자자, 소수주주의 지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 체제의 완성은 경영 성과와 주주 설득이 함께 맞물려야 가능한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