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집단 총수 48명의 주식재산이 올해 3분기 석 달 사이에 18조원이 넘게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상위 3명의 감소분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업분석 전문 기관 한국CXO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주식평가액 1000억원이 넘는 총수 48명의 평가액 합계는 6월 말 약 134조원에서 9월 말 약 115조원으로 줄었다. 감소율은 13.9%에 이른다.
감소액이 가장 컸던 총수는 이재용 회장으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주가 하락의 영향 속에 평가액이 약 59조원에서 약 46조원으로 13조원 넘게 줄었다. 최태원 회장은 약 3조2000억원, 정의선 회장은 약 1조2000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세 사람의 감소액을 합치면 전체 감소분의 약 95%에 달한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내 증시를 이끄는 대형주의 약세가 지배구조의 핵심 종목을 보유한 총수들의 평가액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모든 총수의 재산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조사 대상 중 25명은 평가액이 늘었고 23명은 줄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보유 주식 수 증가와 주가 상승이 겹치며 1조원 넘게 늘었고,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은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연구소 측은 지주사와 보험, 석유화학 업종은 선전한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 유통과 식품 업종은 부진해 업종별 주가 흐름에 따라 총수들의 희비가 갈렸다고 분석했다. 평가액 변동이 실제 현금 손실은 아니지만 한국 재벌가의 자산이 특정 대형주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