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주가조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5년여에 걸친 재판 끝에 19개 혐의 모두 무죄가 확정되면서 10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상고심 선고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일부가 위법하게 수집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2심 판단도 그대로 인정했다.
이 회장은 2020년 9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등 총 19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2012년 작성한 '프로젝트-G' 문건에 주목해 이 회장의 승계계획을 사전에 준비했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합병을 추진하면서 회계부정 등이 발생했다고 의심했다.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관여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1심은 19개 혐의 전부를 무죄로 선고했고, 2심도 추가된 혐의를 포함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합병이 이 회장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하고 회계부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재판 기간 동안 100차례 넘게 법원에 출석했다. 삼성 측은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법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판결로 2015년 합병 이후 약 10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