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4연패를 달성했지만, 우승 직후 일부 선수들의 병역 관련 발언과 게시물이 거센 논란으로 번졌다. 대표팀은 지난 10월 3일 일본과의 결승에서 1-0으로 이겨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에 이어 4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군 복무를 마친 3명을 제외한 20명은 이번 금메달로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이 됐다.
문제가 된 것은 경기 직후 나온 말과 행동이었다. 주장 이기혁은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입대를 앞둔 상황이었다고 설명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 양민혁은 “메달, 우승은 중요하지 않았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대표팀 막내 박승수는 라커룸에서 이른바 ‘전역모’를 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비판은 정치권까지 확산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군대가 혐오 시설인가”라며 아시안게임 군 면제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은 발언”이라며 선수들이 품위를 갖출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선수들은 잇따라 사과했다. 이기혁은 귀국 후 “대표팀 주장인 만큼 말 하나하나의 무게를 생각했어야 했다”며 “국방의 의무를 하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박승수는 현장에서 팬에게 받은 모자를 쓴 것이라며 모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고, 양민혁도 자신의 표현이 경솔했다며 사과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일부 선수의 언행이 국민과 현역 장병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안겼다고 사과했다.
한편 같은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양궁 김제덕은 시상대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면제가 아니라 병역 특례”라고 바로잡아 대조를 이뤘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병역 특례 제도의 축소·폐지 논의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