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 제기와 관련해 빌리프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2단독 박근규 판사는 빌리프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허씨가 민 전 대표와 신모 전 어도어 부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후 허씨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민 전 대표의 승소가 확정됐고, 소송비용은 허씨가 부담하게 됐다.
소송의 발단은 2024년 4월 민 전 대표가 내놓은 공식 입장문과 기자회견이었다. 당시 하이브와 경영권 갈등을 빚던 민 전 대표는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이 뉴진스의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등 여러 영역을 카피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허씨는 민 전 대표의 허위 주장으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신 전 부대표에 대해서도 민 전 대표와 공모했다며 공동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청구액은 1억원과 지연손해금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입장문과 기자회견 등에서 허씨의 이름이나 직책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카피 의혹의 주체가 특정 개인이 아닌 하이브와 빌리프랩 등으로 제시됐고, 헤어와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등 아일릿의 연예활동 전반을 문제 삼았을 뿐 허씨가 담당한 비주얼 영역을 특정해 뉴진스를 따라 했다고 지적한 내용은 아니라고 봤다.
허씨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허씨가 아일릿의 데뷔 과정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았고, 일반 대중이 아일릿을 만들고 데뷔시킨 주체로 허씨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허씨는 민 전 대표의 발언 이후 악성 댓글과 비방 영상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와 민 전 대표의 입장문 및 기자회견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분쟁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빌리프랩이 같은 발언 등을 문제 삼아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별도로 진행 중이며, 법원은 오는 11월 13일 선고할 예정이다.
민 전 대표는 2002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등기이사를 거쳐 2019년 하이브에 합류했다. 2021년 어도어 대표가 된 뒤 이듬해 뉴진스를 선보였으며, 하이브·어도어와 갈등을 빚은 뒤 현재 오케이레코즈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