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네 차례 거부한 사실이 2026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쿠팡의 안하무인식 태도를 비판했고, 참여연대는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법 제정을 촉구했다.

공정위는 2026년 8월 19일과 20일, 21일, 24일 네 차례에 걸쳐 쿠팡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맞춤형 쿠폰의 비용을 납품업체에 전가했는지,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공정위는 증거인멸 우려로 사전 통지를 생략하고 조사에 나섰지만, 쿠팡은 증거인멸 우려를 입증하라며 현장 출입을 막았다. 2012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기업의 거부로 공정위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10월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 공정위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쿠팡을 비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원조차 사전통지 예외의 판단 재량은 행정기관에 있다고 인정했다며, 쿠팡이 한국 내에서 공정위의 법 집행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이면 다른 유통사들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이 국내에서 막대한 이익과 혜택을 얻어가면서도 불리할 때만 미국 기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입증 요구 등으로 조사에 제동을 걸 수 없도록 입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의 조사 거부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가 집행하는 법률은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보루라며, 조사권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공정거래 관련법 집행이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도 가세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논평을 내고 쿠팡의 공정위 현장조사 관련 집행정지 신청을 계기로 조사 방해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개별 사안 대응만으로는 거대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해결할 수 없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법과 음식 배달 플랫폼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인 김범석 의장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쿠팡과 공정위의 힘겨루기는 플랫폼 규제 입법 논의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쿠팡에 대해 최대 2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가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