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H.O.T. 출신 가수 장우혁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소속사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1부(부장판사 정성균)는 1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직원 김모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1심에 이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김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2022년 6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1세대 유명 아이돌 출신 남성 대표'로부터 오랜 기간 폭언과 폭행 등 갑질을 당했다는 취지의 폭로글을 올렸다. 게시글에 장우혁의 실명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이후 해당 인물이 장우혁으로 지목됐다. 김씨는 2014년 중국 출장 당시 이동 중이던 택시 안에서 가죽장갑을 낀 장우혁에게 뒤통수를 맞았고, 2020년에는 방송국 대기실에서 마이크를 채워주던 중 손을 맞고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장우혁은 폭로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며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특히 2020년 대기실 사건의 경우 오히려 본인이 김씨에게 폭행당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김씨가 주장한 두 건의 사건 중 2014년 택시 내 폭행은 사실로 판단하고, 2020년 사건은 허위라고 판단해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심 재판부는 "고용 관계 등 우월적 지위에 있던 장우혁의 진술보다 피해 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한 김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더 높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피고인의 폭행 피해 주장과 관련해 그것이 허위사실이라는 부분이 명백하게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사가 항소심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언과 진술 내용도 원심의 판단을 뒤집을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장우혁)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해당 폭로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피고인에게 다른 부차적인 목적이나 의도가 일부 섞여 있었다 하더라도 오로지 비방할 목적만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앞서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사건이 마무리된 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를 주장한 직원이 두 차례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받은 가운데, 장우혁 측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