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연습생들의 열악한 처우 실태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다뤄졌다. 지난 9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K팝 연습생 관련 의회 포럼에서는 전직 연습생들의 학대, 우울증, 괴롭힘 증언이 쏟아져 나오며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포럼에서 공개된 인터뷰에 따르면, 연습생 시절의 대가는 참혹했다. 한 여성 연습생은 "너무 말라서 1년 동안 생리가 끊겼다"며 "건강 문제는 나중에 찾아왔다. 데뷔하지 못한 것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고 증언했다.

전직 연습생들의 증언에는 공통된 패턴이 드러났다. 청소년기 건강을 해치는 극단적 다이어트, 학업과 평범한 사회생활의 포기, 사생활에 대한 상시 감시, 범죄와 성학대에 취약한 열악한 공동 숙소, 징벌적 계약 위약금, 우울증을 비롯한 심리적 문제 등이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연습생은 여성 11명, 남성 5명 등 총 16명으로, 인터뷰 당시 평균 연령은 22세였다. 2020년 이후 아이돌을 목표로 훈련받은 이들 중 14명은 데뷔조차 하지 못했다.

비평가들은 감독 부재가 기획사와 K팝 아카데미들이 연습생 지망생들을 부당한 계약에 묶고 권리 침해를 저질러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연습생들에게 가해지는 요구는 가혹한 다이어트와 혹독한 훈련 일정을 훨씬 넘어섰다. 한 기획사 임원이 연습생에게 성적 이미지 전송을 요구했다는 문자메시지도 공개된 바 있다.

이번 포럼은 K팝이라는 화려한 산업 이면에 가려진 연습생 인권 문제를 제도권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습생 보호를 위한 법적 안전장치 마련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향후 입법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